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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tsoap

고솦19 __ Signs of the Times
NSFW 및 모던워페어 III편 스토리 스포일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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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망초

good boys get christmas presents

"누굴 떠올렸지?"

"사적인 일도 네게 보고해야해?"

"누굴 떠올리며 했냐 물었어, 조니."

"그런것까지 말할 이윤 없는데"

"말해, 누굴 생각하면서 딸쳤는지."

"아 진짜, 적당히 좀..."

순식간에 사이먼은 조니의 팔을 낚아채 잡으며 샤워실 안으로 들어섰고 위압감에 반응하지도 못한채 그대로 타일로 덮인 벽에 등이 닿도록 밀쳐졌다. 이유는 모르지만 그는 마치... 화난것처럼 보였다.

"똑바로 말해, 조니. 여기서 뭐 했어."

"잠이 안와서 한발 빼고 자려했어, 됐어?"

조니의 다물어진 입이 겨우 열리자 나온 말은 반토막난 사실이었다. 대상이 누구인진 절대 말하지 않을것이다. 일을 그르치는 일은 피하고싶었다. 사이먼이 자신을 경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까.

겨우 대답을 마친 조니가 입술을 달싹이며 다시 나가려고 빈틈을 찾아 움직여보지만 남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제발 그가 더 캐묻지 않길 빌었지만 애석하게도 상황은 조니가 바라는대로 되진 않았다.

"거짓말."

"정말이야, 잠이 안와서 따듯한 물에 씻었어."

"물소리는 좀 이후에나 들렸는데?"

"그냥 잠이 덜깨서 멍하니 서 있느라 그랬던거지."

"넌 샤워하는데 최소 이십분 걸려, 근데 물소리는 고작 오분밖에 안들렸다고?"

점점 내뱉을 말을 떠올리는데 시간이 더 소요되기 시작했다. 사이먼은 조니를 향해 상체를 기울였다. 그가 별다른 말을 하지도 않는데 모든 거짓말이 들통나는 기분이었다.

그냥 참고 잠들었어야 했다, 조니는 남자의 헤이즐색 눈동자 앞에서 입술을 깨물며 어떻게든 태연해 보이려고 했다.

"나갈건데 좀 비켜주겠어?"

"뭐했어, 조니."

"아무것도."

조니는 거짓말에 능했다, 아까까지 보였던 당혹스러움과 놀란 기색을 어느새 감추고선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이런 씨발."

순간적으로 전기가 관통한듯 크게 움찔거림과 동시에 욕설을 입에 담으며 뒤로 물러났지만 정작 사이먼은 태연해보였다.

"언제부터 거깄던거야."

"글쎄..."

"진짜 놀라서 비명 지를뻔 했어. 알아?"

심장을 움켜쥐면서 몸을 낮추던 조니가 나가기 위해 몸을 바깥으로 밀어넣으려 했지만 사이먼은 조니가 나갈수 없도록, 클럽 앞에 서 있는 덩치 큰 가드처럼 틈도 없이 막아 서고 있었다.

그러다가 일순간 조니가 허리를 바짝 세우고 입을 한껏 벌리자 끈적한 액체가 손을 덮는게 느껴졌다. 숨을 잠시 고르며 샤워기를 틀자 미지근한 물이 몸 위로 쏟아지더니 그대로 굴곡을 따라 흘러내리며 음액과 함께 수챗구멍으로 빨려들어갔다.

조니는 잠시동안 제자리에 서서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에 대한 죄책감도 함께 씻겨져 내려가기만을 바랐다. 애석하게도 그러지 못했지만.

젖은 몸을 대충 털어내고 속옷을 다시 걸친채 문을 열자 누워있어야 했을 남자가 바로 눈앞에 서 있었다.

자신을 안아주면 좋겠다 생각했던 바로 그가.

그가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무슨 느낌일까? 사랑한단 말을 생전 처음 들어본것도 아닌데, 그를 좋아하기 이전, 자신을 스쳐 지나간 다른 남자들을 떠올리려 했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조니에겐 오로지 사이먼 뿐이었다.

그 사람뿐이다.

흘러내린 정액이 윤활제 역할을 대신해 성기는 손 안에서 부드럽게 미끄러졌다, 사이먼이 자신을 품는 생각만으로도 자극적인 포르노가 달리 필요하지 않았으므로.

두텁고 큰 손으로 가슴과 좆이 만져지면 무슨 느낌일까. 그의 아래에서 무릎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때까지 삽입당하면 좋겠지. 그가 물러나려 한다면 두 다리로 허리를 감고 내게서 멀어지지 말아달라 부탁 할 수도 있을것이다.

갑작스럽게 밝아진 주변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던것도 잠시, 이내 빛에 적응된 시야로 주변을 살피다 샤워기가 걸려있는 벽 앞으로 걸어갔다.

거울 너머의 초췌한 남자로부터 시선을 아래로 옮겨 불편하게 낑겨있던 남근을 바깥으로 꺼냈다. 이미 끝 부분에선 멀건 액체가 맺혀 있었고 서둘러 처리해야 다시 잠들고 자시고를 생각할 수 있음이 자명했다.

이러면 안돼, 정신차려. 그가 남자를 좋아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슨 생각인거야.

그러나 야속하게도 손은 이성적인 뇌의 명령에 딱히 따를 생각이 없어보였다. 조니는 속옷 위를 부드럽게 문지르며 사이먼을 똑바로 응시했다.

어느새 속옷 단면이 젖어들기 시작하며 흥분과 동시에 죄책감이 따랐다.

하, 긴 한숨을 내뱉으며 결국 자리에서 조심스레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은채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던 조니는 사이먼이 부디 잠귀가 밝지 않기를 기도하며 기척을 죽이고 신발을 신어 방에 함께 딸려있던 욕실 안으로 들어가 조용히 문을 닫았다.

잠들때도 빌어먹을 해골 마스크를 쓰고 자냐며 언젠가 물었을때 그렇다고 대답했던것관 다르게 사이먼의 얼굴을 감추는건 발라클라바만이 전부였다, 물론 드러난건 눈가뿐이고 그마저도 감겨져 있었지만.

어두운 방 안으로 미약한 빛줄기가 드리워 그의 얼굴 위로 쏟아졌고 금빛의 속눈썹은 창백한 색을 띄었다. 저 아래에 감춰진 두 눈이 보고싶었다.

무심코 손을 올려 남자를 쓰다듬을뻔 했고, 황급히 거뒀으나 원위치가 아닌 이불 아래로 내려가 사타구니 위로 손을 얹었다. 입은거라곤 속옷뿐이라 손바닥에 닿는 성기의 윤곽이 소름끼치도록 적나라했다.

사이먼이 다른 누군가를 자신의 방에 들이다못해 같은 침대에서 잠을 청하는 일은 조니 외엔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거다. 유례없는 특별대우를 '이미' 받고 있었다. 성급하게 앞서 나가 구태여 일을 그르치고 싶지도, 그로 인해 이제야 겨우 가까워진 남자와 다시 거리감이 생기길 바라지 않았다.

몇 번이나 몸을 뒤척이며 이불을 다시 덮고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떠보기도 하면서 어떻게든 잠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던 조니는 결국 체감상 누워있는지 두 시간이 지나도록 잠들지 못했다.

그리곤 지금, 뜬눈인채 사이먼을 쳐다보고 있다.

#Ghostsoap NSFW

사람은 이미 가진것에 만족할줄 모르고 더 큰걸 원하기 마련이라지만 라스 알마스 사건 이후로 사이먼과 부쩍 가까워져 사적인 대화와 농담을 나누는걸론 충분하지 않아? 이 관계를 네 손으로 망가트릴 생각이야 맥타비시? 스스로를 엄하게 타일러본들 애정이 사랑으로, 사랑이 애욕으로 변하기란 한 순간이었다.

겨울

"참 좋아했다, 나의 건방진 유령놈아."

"그땐 원없이 사랑한다는 말 해주마."

"그것 참 기대되네요, 무르기 없깁니다."

주변이 지나치게 밝아지기 시작하며, 녀석의 얼굴이 점차 흐려진다. 동시에 땅을 뒤흔드는 진동과 함께 질리게도 들어온 폭발음이 고막을 파고든다.

정말로 안녕이다.

얼마나 이걸 기다려왔지? 좀 더 빨리 이럴수 있었다면...

이대로 영영 머물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그러나 소프가 바라기엔 그것은 너무나 컸고, 그리고 정말 때가 다 되었음을 알았다. 중위가 자신으로부터 물러나는걸 두 눈으로 전부 보았다. 단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듯, 모든걸. 다.

"다음 생에도 우리 또 만납시다, 맥타비시 대위.이번 생처럼 둘이서 또 엿같은 삽질 말고요. 혹시 모르죠, 내가 먼저 가니 다음번엔 당신의 상관이 될지."

이런 상황에서조차 농담은 잊지않는 놈, 그것은 더는 울지 말라는 무언의 작은 위로였으리라.

그런 말 하는 사람치곤, 고스트 역시 눈가가 꽤 달아올라 있었다. 대위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눈 주변을 문질러주자 굳은살이 배긴 투박한 손과는 어울리지않는 다정한 손길에 고스트는 짧게 실소를 터트렸다. 소프를 감싸고 있던 두 팔을 옮겨 목덜미를 둘러지고 얼굴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

소프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이번엔 그를 외면하지도, 눈을 감지도 않았다. 라일리 중위의 젖은 속눈썹이 파르르 경련하는걸 보다 그가 자신에게 키스하도록 내버려두었고, 그에게 키스하기 위해 움직였다.

"참 듣고 싶었습니다, 그 말.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싫다던가 해서 일부러 그런게 아니란거."

"내가 널 어떨게 미워하겠냐, 빌어먹을 놈아."

"...울지 마십시오, 대위님."

그러나 소프의 어깨 위로 손이 올라오는 감촉에 감았던 눈을 뜨자 고스트는 어느새 바로 앞까지 와 있었다.

눈이 마주치고, 살과 살이 맞닿는 순간 매설된 지뢰를 밟듯 터지는 무수한 감정들. 두 사람은 동시에 서로를 끌어안고 뺨을 맞대 비볐다.

꿈치고는 너무나 선명하게 느껴지는 촉감, 체온. 그리고 숨결. 누구의 것인지 모를 흐느끼는 소리까지. 당장이라도 주저앉을것 같이 위태롭던 소프를 힘껏 끌어안았고, 소프도 떠나야만 하는 고스트를 놓치지 않겠다는듯 강하게 잡았다.

눈을 감았다가 뜬다면 너무 늦었다면서 내게 화를 낼까? 아니면 말없이 떠나있을까? 어느쪽이든 그게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용서 받을거라곤 생각하지 않았으니.

차라리 네가 괜찮아질 만큼 내게 쌓여왔던 모든걸 털어버리고 미련없이 떠났으면 좋겠노라 생각했다.

말을 이을수록 미안한게 참 많기도 하다, 부끄럼없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토록 그에게 죄를 짓고 살고 있었다.

자신조차 속여가며 일삼던 거짓말들을 하나씩 고해할수록, 몸에서 오는 고통이 느껴졌고 시간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작별인사를 할 기회조차 신께서는 용납하지 않겠다는듯. 힘겹게 입술을 떼며 감히 용서를 구하던 소프는 눈꺼풀 아래로 눈을 감췄다.

"참 많이 미안했다."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대위."

모를리 없다. 배려심 좋게 애써 감춰주려는거지. 네가 어떻게 모를수가 있겠는가. 소프 대위는 잠시 크게 숨을 들이키고 내쉰다. 여기까지 와서 더 숨길 이윤 없다. 그동안 지긋지긋하게 감춘걸로도 충분했다.

"네가 주던 사랑에 외면해온것들."

침대에 같이 누워있던 네게서 몸을 돌린거, 네가 날 만지려 들때마다 내쳤던거. 네 눈빛에도 단 한 번도 입을 열지 않았던거. 널 참 좋아했던걸 네게 말하지 않은것.

"뭐가 그렇게 미안하십니까."

평소와 같았지만 그보단 좀 더 냉정한 순간에 나오던 특유의 말투와 억양, 그 말은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소프의 심장을 난도질 한다.

"널 죽게 내버려둔것."

"당신 잘못이 아니란거 아시지 않습니까."

날 죽인건 당신이 아닌 셰퍼드였지, 그는 소프의 간절한 바람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환상인지 아니면 정말로 생과 사의 경계선에서 다시 만난건지 모를 고스트는 그 순간에도 그를 원망하는 말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소프는 그것이 참으로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네게 한 번도 솔직하지 못했던것."

소프 대위는 천천히 고스트에게로 다가가려고 했지만 그가 한발자국 앞으로 디딜때면 고스트는 동시에 뒤로 물러났다.

그토록 잘 따르고 귀찮을 정도로 들러붙던 놈이, 자신을 보고도 반가운 기색이 아닌 당장이라도 떠나려는 모습을 보자 소프는 가슴 언저리가 저릿거렸다.

"안다, 내가 널 볼 면목이 없다는거."

소프는 더는 다가가지 않은채 서 있는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말을 덧붙인다.

"미안하다."

가는 길은 익숙했지만, 발걸음은 훈련받은 군인치곤 느렸다. 그를 만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익숙한, 하지만 이젠 볼 수 없는 사람들의 얼굴을 지나치며 걷던 소프는 마침내 방앞에 도착했다. 노크 없이 문고리를 돌려 열자 그는 거기 있었다. 불에 새카맣게 그을린 피부나 형태를 잃은 시체의 모습이 아니라, 여느 때와 다름없는 똑같은 모습으로.

"고스트."

상관의 부름에 남자는 뒤돌았다. 그러나 대답하진 않는다. 그저 당신이 왜 여기 있냐는, 동시에 참으로 그리운 사람을 만났을때 지을 표정이 함께 수면 위로 떠올랐을뿐.

자신을 향해 각잡힌 경례를 하던 로치를 한동안 끌어안은채 네가 참 자랑스럽다고, 그간 잘 따라와줬다고 입이 마르고 닳도록 칭찬했다.

안고있던 팔을 놓아주자 로치는 부드럽게 입꼬리를 당겨 올리더니 등을 돌려 어딘가로 향해 걸어나간다. 그가 점점 멀어지다 하나의 점이 되어 이윽고 보이지 않을때까지. 그저 우두커니 서서 지켜보던 소프는 자신이 다음으로 가야하는 곳이 어디였는지 알았다.

중위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