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잔을 든 미련
역할을 잃은 조각
열 수 없는 입은 스스로 자멸했다
흔적은 항상 안녕(安寧)을 고하고
볕을 목놓아 바랐다
@cookie201104.bsky.social
画화話가
깨진 잔을 든 미련
역할을 잃은 조각
열 수 없는 입은 스스로 자멸했다
흔적은 항상 안녕(安寧)을 고하고
볕을 목놓아 바랐다
“그릇은 깨지면 다시 붙여도 흔적이 남아.
흠이라는게 이런거지.”
빼어났을지 흉측했을지 알 수 없는 그릇은 이미 가마에서 깨진 뒤라 알 수 없었다.
고이 품어 음식을 담아줄 이가 있을 리가 없었다.
외면은 완벽한 안식
안식일만으로 가득한 달력
계속되는 고난없는 안식
고난한 안식
묻는 이 없이
벅찬 숨에 눈을 감아
되뇌이는 숨은 대답이 될 수 없고
교차점없이 흩어진다
눌러써서 선명한 글씨
가득 쓰다 못해 검어진 종이를
잃어버린 건지 못 보게 된 건지
노래하려던 자는 대상을 잃고 새벽을 기다렸다
그 손은 언제나 흩어지고 흔적만이 남아
시간을 접어가며 잊혀간다
유리병에 든 알사탕
달콤한거 외에는 장점이 없는 나는 오래된 알사탕
‘뚜껑을 잘 닫아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시오.’
서늘한건 싫어 따뜻한게 좋아
따뜻한 볕에 녹아버려도 나는 볕이 드는 곳에서
투명한 벽을 내다보며
녹아 흘러 병안을 유영할거야
터지는 말을 경멸과 혐오를 담은 반짝이는 풍선
안에 들어간 반짝 조각들이 펑하고 나를 향해 자꾸만 쏟아져서 더럽게 잘려나가는 나를 상상해
혼잣말은 대상이 있어도 혼자하면 혼잣말 의미가 없는 공기없는 울림
언제까지 할거야? 언제가 되면 끝나는거야?
의미도 대상도 없는 떠다니는 숨 한 줌이 공기가 될까? 아득한 의미가 반짝일까
쉴 틈새를 주지 않아 그려대는 내 단어 사이에 나는 말조차 할 수 없어서 그저 그리고 그렸다 보이지 않을 말을 들리지 않을 그림을 갈채를 받지 못할 보답을
11.09.2024 17:26 — 👍 0 🔁 0 💬 0 📌 0조각난 기억을 누덕누덕 붙여서 만든 내 창조물인 너는 실제와 전혀 다른 내 희망일까 불안일까 다르길 바라면서 맞기를 바라는 언제까지고 어느 쪽인지 가늠조차 못할 어디까지나 가짜인 너
11.09.2024 17:20 — 👍 0 🔁 0 💬 0 📌 0촛점을 잃은 시계는 시계인가 바늘을 잃어버린 것보다 시야를 잃는 것이 나을까 건전지를 빼놓고 하는 논의는 무슨 의미인가 설령 이 모든 것이 전부 없다해도 현재는 사라진다 가위는 실을 이미 잘랐다
11.09.2024 17:06 — 👍 0 🔁 0 💬 0 📌 0한껏 소모한 깡통은 오히려 내게 안길 사람을 찾아다녔다.
11.09.2024 16:57 — 👍 0 🔁 0 💬 0 📌 0돌아왔으면 좋겠는데 돌아오는건 너가 아니잖아
11.09.2024 16:53 — 👍 0 🔁 0 💬 0 📌 0돌아와 그런데 오지마
11.09.2024 16:52 — 👍 0 🔁 0 💬 0 📌 0시간표도 전광판도 없는 정류장에서
이대로 올지도 않올지도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는건
내 마음이지
기다리는 나를 이대로 지나쳐도 좋으니
내가 가는 길과 다르더라도
이 앞에는 길이있다고
내가 알게되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
올리가 없는 소식
그린듯한 클리쉐덩어리
뱉은 말 그대로인
너무도 정직한 행동
그걸 잊게 하려는 듯이
소리로 공간을 메웠다
지금도 가끔 머릿속이
소리로 메워진다
너가 나를 찾을 일이 없으니
나는 너를 찾으려고 했어
겹치는 일이라곤 없으니
겹치고 싶었어
그냥 그랬어
한없이 등에 진 무게에
한 톨도 흘리지 않고
혼자 짊어지려는
무너질 것만 같은
그 위태로움
그 무게를 나눠받기를
나는 간절히 바랐다
지붕이 보였다
항상 예감은 틀리지 않고
영원히 잡히지 않을 날을
기다리는 건지 흘리는 건지
너무 많아 떠올리지 못했던
그 이유를
무게없이 떨군 숨을
나는 후회했다
시작이 늦으면
중간이 길면
마지막이 남으면
이도저도 아니면
손끝까지 울리는
질문아닌 질문
모래알은 떨어지는데
넘치는 잔을 들고
되뇌이는 부사
끝도 없는 되새김질
결말이 궁금하지 않은 시작
나는 아직도 그러하다
‘?’
이건 입술의 무게
‘.’
이건 현재의 무게
갑갑하게 껴입은 겨울 옷
차오른 숨에 찌푸린 인상
되다만 어른이 해준 충고
막 금이 가기 시작한 알
한각도 안되는 기호의 뒤
그 짧은 음절은
긴 머무름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