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적당히
나 정도면 평균이야
물도 적당히 마시고
밥도 적당히 남기고
적당히 돈 쓰고
적당히 사교활동 하고
적당히 눈치보고
적당히 빠져나가고
그러던 게
목이 타서 물을 계속 찾게되고
밥을 전혀 먹지를 못하고
돈을 과하게 쓰고
무리해서 약속을 잡고
예민하게 낌새를 읽고
헤어나오질 못하고
어느 샌가 적당해야할 모든 것들이
일사불란하게
아무것도 변명할 수 없는
치명적인 실수들로
말 한 마디 적당히 던지면 넘어갈 일들도
이제는 말 한 마디에 세상이 무너지게 되어버린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비극
12.02.2025 18:01 — 👍 0 🔁 0 💬 0 📌 0
미움과 증오는 영양분이 없어도 무럭무럭 굉장한 속도로 대나무처럼 자라난다.
-익명의 대나무 숲
12.01.2025 17:25 — 👍 0 🔁 0 💬 0 📌 0
푸르른 하늘
그날 놀이터로 가는 길엔 자전거 주차장이 있고, 그 옆엔 음식물을 버리는 창고가있고, 그 옆엔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그 사이에는 감나무가 딱 한 그루 있었어.
그리고 놀이터로 향하는 길에는 화단이 길게 늘여져있고, 꽃사과가 열리는 나무, 벚나무, 주목나무가 거칠게 심어져있었지.
그리고 고개를 들면 네가 나를 보며 또 짖궂은 장난을 치는데... 그 앞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를 발로 날리려다가 삑사리가 나. 나는 고개를 못들고 너는 나를 내리 놀리고.
그랬던 푸르른 하늘 아래.
바람이 부는
작은 아파트-
11.01.2025 12:19 — 👍 0 🔁 0 💬 0 📌 0
삶의 의미는
의구심갖는 것만큼 뻘검색하는 행위도 없는 듯.. 근데 그 뻘검색 나만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실시간 검색순위에 있으면서 새벽에 부동의 탑 순위권에 든다는 게
국립현대미술
10.01.2025 16:34 — 👍 1 🔁 0 💬 0 📌 0
필요한 건 늘 근처에 없고 죽은 듯이 고요하지만
궁핍한 마음은 어수선하고 신속하게 기어오르지
10.01.2025 16:22 — 👍 0 🔁 0 💬 0 📌 0
고민을 해. 갈기갈기 찢어놓은 마음에는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려고해도 다 터진 풍선처럼 기를 못 쓰는데 말이야.
그래도 되고싶은 이상향이나 먼 발치에 도란도란 살고있는 마을의 분위기를 명확하게 부러워한다는 게 존재한단 말이지. 심각한 표정으로, 뇌가 타들어가며, 더 이상 산화될 성분도 남아있질 않을 정도로 그렇게 몇 날 며칠을 황폐하게 살아. 어차피 모든 게 다 의미없는 일인데.
그럼 또 진정은 못 했는데 터질것같은 스트레스를 죽이려고 약봉투를 찾아다니면.. 어디다뒀는지 기억도 안나지.
필요한 건 많은데
어수선하게 궁핍할 뿐.
10.01.2025 16:13 — 👍 0 🔁 0 💬 1 📌 0
건너편에 있는 사람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
당신에게 볼일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 옆에 서 있는 그 사람에게 할 말이 있는 겁니다. 초록 빛 나뭇잎들의 갯수들이 의미가 없고 내겐 흥미거리도 아니면서 한 가득 매달려있는 것처럼, 당신은 내게 감흥을 주지 못하는 전봇대 하나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당신 뒤에 있는 공간을 내어주셔야겠어요. 당신이 이상한 주장과 간섭을 할 수록 나는 불쾌하고 불편한 감정만 올라올 뿐입니다. 그렇다고 서운해하지도 마시길. 이건 자연스러운 사고 정도니까요. 하필 당신이 거기에 있었을 뿐이라는 겁니다.
04.01.2025 16:12 — 👍 0 🔁 0 💬 0 📌 0
本年もよろしくお願いいたします
04.01.2025 01:03 — 👍 82 🔁 30 💬 1 📌 0
복도 끝에 그가 있어.
제 1 전시장엔 그가 없어. 제 2 전시장은 그가 다녀갔지만.. 결국엔 감상하고 지나간 액자 세 개와 39분짜리 영상 하나 뿐이야.
제 3 전시장의 모퉁이를 돌면 소화기가 있는데 소화기의 아래에는 그 다음 전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카드가 들어있어.
카드 뒷면의 큐알코드로 초록불이 들어오면 비린내가 조금씩 날 거야. 그가 좋아하는 것들은 다 날파리들이 먹어치우고 있어. 이제는 다 식어버린 끈적한 온기들을 한 발자국씩 밟아 들어가면 복도 끝이 나와.
복도 끝엔 그가 있어.
복도 끝엔 그가
끝에 있어.
끝.
03.01.2025 13:37 — 👍 0 🔁 0 💬 0 📌 0
Asuka original prototype design
02.01.2025 21:57 — 👍 13 🔁 3 💬 0 📌 0
Happy New Year Commission!
01.01.2025 06:42 — 👍 15 🔁 3 💬 1 📌 1
천사는 온갖 손가락질에도 덤덤히 받아들이는 걸까? 아니면 참는 거라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새는걸까? 어쩌면 더 미쳐서 자신을 파괴하다가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건 아닐까?
결국 우린 아무것도 손에 못 담아버리고 말아. 그리고 이 고통을 아는 동료들이 서로를 이해하겠지.
내 천사, 사실은 그런거 없을지도 몰라. 악마도 말이야. 악한 것이 더 악한 것, 선한 것이 더 선한 것. 어떤 것도 상상 그 이상으론 한계에 부딪힐 뿐.
실존하는 너를 바라 봐. 실존하는 내가 느끼고있어. 천국과 지옥은 죽어가는 삶처럼 나뉠수가 없는 거야.
26.12.2024 13:02 — 👍 0 🔁 0 💬 0 📌 0
천사를 본 적 있니?
천사는 하얀 날개와 선한 얼굴을 짓고있고 나를 행복으로 인도해줄 귀인이라고 하지.
그러나 천사는 아빌리파이를 먹고 과식을 해서 몸이 부풀어버리고 남들은 도저히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된 적이 없을거야.
그리고 그애는 크리스마스에 안좋은 생각을 떨치기 위해 몸을 혹사시켜놓고서 지친 몸과 뇌를 침대에 쏟아버렸을때조차 뒤늦은 외로움과 정신병으로 괴로워한 적이 없겠지.
그리고 설령 이 고통을 겪은 자가 천사라고 한다면 우리가 기분좋게 숭배할 수 있는 자가 아닌 기꺼이 돌보아야할 환자가 아니겠니.
26.12.2024 12:56 — 👍 0 🔁 0 💬 1 📌 0
내 조모는 바다에 가고싶다고 하셨는데
알잖아,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 결말따위가 제일 동화의 큰 거짓말이라는 거
바다에 온 뒤로 잠시 조모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이 주춤하는 듯 했지만
언제 다시 혼자가 될지 모른다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미래가 내게 더 선명하게 쫓아오고있어. 말라죽을 만큼 간을 보면서.. 내가 잠시 고통을 멎었던 안일한 일상들이 죄를 물어오면서..
탄성력이 망가진 고무줄은 늘어진 카세트 테이프처럼 늘어져 가네. 주마등이 꼭 죽기 전에만 쏟아지진 않는 것 같아.
사랑을
행복을
미련을
들고오네
22.12.2024 14:11 — 👍 0 🔁 0 💬 0 📌 0
오늘도 하루가 길었어
하루가 길면
구두를 벗고 들어오던 네 단정한 발 두개가 생각나
약간은 날이 찬데도 어떻게 하고싶은 말이 많은 애처럼 발바닥에서 뽀얀 열이 뿜어져서는 지나가는 발자국마다 김이 서리는 거야
날 두고 다시 또 참고 돌아서던 네 모습도 그려져
오늘 꾼 꿈에선 네가 그렇게 용감할 수가 없던데
미끄러진 자동입력어에 뜬 단어로 한창 혼자 깔깔 웃고있으니 네가 묻고, 다시 정색하고 한 번 더 묻지.
"뭐였는데?"
그럼 나는 이번에 네 발바닥같이 벌겋게 익은 얼굴로 소심하게 말하는거야.
"너랑 키스하는 꿈 꿨어"
20.12.2024 13:47 — 👍 1 🔁 0 💬 0 📌 0
밤거리를 나다니면서 생각했어.
언젠간 복수하고 싶다고.
내가 문을 열었을 때 들어오는 사람의 가슴팍에 부딪힐 것 같으면 너는 말 없이 내 옷소매를 잡아당겨 치우곤 문을 턱 하고 잡아주었지.
그리곤 아무말이 없었어.
한 번은 같이 기념으로 사진을 찍고싶다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손사레를 치며 도망갔지. 위험천만한 길을 뚫고 아름다운 설산에 데려다줘놓고서.
막상 찍으면 선글라스 낀 얼굴로 날 바라봐.
*
뒤돌아보면 너는 쿨하게 곁눈 한 번 주지 않아.
나는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기억해.
나의 복수.
나의
소중한 친구.
12.12.2024 20:50 — 👍 0 🔁 0 💬 0 📌 0
그렇게 의절했던 날의 화창한 공기처럼 줄기차고 놀랄것도 없는 걸음길.
그런데 이상하게 내옆엔 지상 1층으로 함께 내려가는 시커먼 남자가 있다.
그는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표정을 그리워했다며, 돌연 이토록 버릇 없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밖에 모른다.
나의 실수도
나의 객기도
나의 자존심도
10.12.2024 16:56 — 👍 0 🔁 0 💬 0 📌 0
테이블 위에서 돌아가는 발언권
그리고 텁텁한 고기,나이프,포크
내 차례인가 싶으면 곧바로 줄기차게 돌아가는 돌림판. 자석이 철심에 반응하듯이 끌려당긴다.
주제도 모르면서. 근본도 없는 손님이네.
왼손잡이인가? 비싼 고기 다 죽쓰네.
그러다 그 여인은 내게 묻는다. 자기가 누군지.
나는 씹히지 않는 고기에 평을 포기해버리는 사고력으로
-모르겠는데
라고 지껄인다.
고기가 선명한 핏기를 감추지 못하듯 그녀의 분노도 울그락불그락 시뻘개지면
-가볼게요. 아줌마.
라며 돌아선다.
여기에 날 아는 사람은 누구인가?
아무도 없다.
10.12.2024 16:52 — 👍 0 🔁 0 💬 1 📌 0
나비가 날아다닌다
분명 창문 다 닫아놨는데
모기도 없는데
노란 나비가 날아다녀
그 노란 나비는 닫아둔 손님방에
쓰레기통에서 나와서는
하염없이 주변을 서성여
따가운 햇살에도 푸하하 거리듯이
시원한 바람결도 만들지 못하면서
고작 그 가루굳힌 얄쌍한 두조각으로
하루종일 주변을 서성여
밤이되면 모빌마냥 꺼질 줄 모르고
내 머리위로 빙글빙글 돌아다녀
그날 내가 언성을 높이던 날
죽은 눈으로 푹 고개를 숙이던 네
작은
모가지에
어쩌란 말인지
너는 말없이 정리하고 떠났는데
왜 자꾸 심기를 거슬리게 하는지
왜
다시 돌아오지 않는지..
03.12.2024 07:41 — 👍 1 🔁 0 💬 0 📌 0
나는 다른 사람을 만지는 게 어렵고 힘들어.
특히 얼굴도 그 중 하나야.
눈썹 묻었다며 손을 가져가고싶어도 시작부터 어색함과 진땀으로 늑장부리게 되고 타이밍도 놓치고 상대방과 나 둘 다 민망해져서 불편함만 커져 가.
그리고 자고있는 사람의 안경을 벗겨주는 것도 너무 힘들어. 그 사람의 수면을 방해하고 망쳐버린탓에 날 미워할까봐 괜히 체념같은 회피를 선택하고 그사람의 눌린자국, 그리고 구겨진 얼굴근육등을 보면서 죄책감도 함께 굴려가게 돼.
누군가에게 미움받고싶지 않은데
자꾸만 불쾌한 이유가 쌓여가네.
01.12.2024 18:21 — 👍 0 🔁 0 💬 0 📌 0
No~
Do not use/repost.
20.11.2024 16:25 — 👍 6 🔁 1 💬 0 📌 0
초연해지고싶은데
무관심에는 왜 안 초연해지는 건지 몰것음
19.11.2024 17:19 — 👍 0 🔁 0 💬 0 📌 0
선배.. 선배..
-I NEED YOU-
Do not use/repost.
19.11.2024 14:20 — 👍 2 🔁 1 💬 0 📌 0
Auska:웃기는 소리 하지마! 바보 신지 주제에!!!
Shinji:모두와 함께 있고 싶어..
Do not use/repost.
19.11.2024 14:19 — 👍 3 🔁 1 💬 0 📌 0
자격.. 자격이라는 것을 계속 온몸을 뒤적거리며 찾고있다. 분명 다른사람들은 지갑에 하나씩 꽂아놓는 명함처럼 당연하게 갖추고 있는 듯 한데, 제 것은 어찌 그렇게나 기준도 내세우기도 어수선한지.
이따금 맡겨놓은 것 처럼 구는 사람들의 비정함을 지적하기는 커녕 무서운 속도로 배워먹고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이대론 안 되는거 아냐?
이 와중에 빌리는 사람, 도움받는 사람, 심지어 조작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존심 내세우며 서랍이며 입고있는 옷의 안주머니를 뒤지다 왁스도 벗겨지고, 땀내가 나고, 결국 시간만 죽어간다.
완벽한 하루다.
16.11.2024 13:48 — 👍 0 🔁 0 💬 0 📌 0
이제 여기서 글 연성도 쓰지 않을까싶네
16.11.2024 13:41 — 👍 0 🔁 0 💬 0 📌 0
WIP of Commission
Do not use/repost.
15.11.2024 18:04 — 👍 3 🔁 1 💬 1 📌 0
14.11.2024 16:23 — 👍 48 🔁 16 💬 0 📌 0
15.11.2024 17:29 — 👍 38 🔁 7 💬 0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