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리아🍎

그래서... 더는 욕심내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어. 오빠는 나만의 사람이 아니니까.
그러니까, 나 없어도 잘 지내야해. 아프지 말고, 아프면 꼭 병원도 가고.
그리고 이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리는 내 욕심.
나를 잊어도 좋아. 그런데 나랑 함께 했던 추억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율배반적인 말이지만... 그래도 좋았어. 오빠가.
마지막까지 일방적인 나를 용서하지 마.
사랑해. 하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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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오빠에게 쓰는 편지.
안녕, 오빠.
우선, 걱정만 끼치는 못난 동생이라서 미안해. 그런데, 오빠를 걱정시키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했어. 오빠가 내게 관심을 주길, 나를 좀 더 봐 주길. 그러다가 깨달았어.
우리 어울리지 않는구나.
그래서 앞으로는 오빠와의 추억을 기억하려고 해.
오빠가 처음 지어줬던 별명, 있었던 이야기, 추천해 준 술, 그리고... 오빠의 질투까지.
물론 그게 오빠의 본 모습이 아니라는 건 알아.
그렇지만 그때는 정말 설렜거든.

이식 절차 잘 끝났고 일반병동으로 어제 저녁에 내려왔습니다 :)
걱정 안겨드려 죄송해요.
그치만 큰 부작용 없이 잘 끝나서 이 트윗도 쓰고 있습니다.
..그거랑은 별개로 럽딥은... 현상유지? 라고 해야할까요.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죠.
그거인가 봅니다. 그냥.. 재미가 없어졌어요.
그래서 한동안 이 계정은 반동결 or 동결로 둘 까 합니다.
정리는 편하게 해 주시면 되고요.
감사했습니다. 걱정만 끼치고 가네요...
생각나면 가끔 놀러 올게요.
...근데 생각해보니 여기 블스라 사람도 얼마 없음.

내일 드디어 이식
지겹다 나가고싶어

약 맞는 기간 딱 반 남았어
토끼혈청 너도 별 거 없구나

기운없어 졸려

(은유 친구입니다.)
방금 깼는데 항암제 고용량이라 오한이랑 전신 근육통 호소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누굴 자꾸 찾는데 못 알아듣겠대요. 목소리가 지금 안나오는 듯 합니다. 체온은 현재 38도정도 되고요. 예상보다 일찍 깨서 해열주사 맞고 체온 내리려 얼음 쓰고있답니다. 좀 정신 들면 휴대폰 보라고 해둘테니 지금 의미없는 메시지에 답변하지 말아주세요.

(은유의 친구입니다.)

근황 전합니다. 약 거의 다 들어갔고, 1시까지는 재워둔다고 합니다. 친구분들 쟤 깨면 혼내주세요^.^

p.s 이놈 지지배 나아서 돌아온나

덧붙입니다.
잠시 깼다가 다시 잠들었습니다.
바보같이 웃으면서 잘 잔다네요.

(은유의 친구입니다.)
9시쯤이 되면 투약 시작한지 약 두 시간이 됩니다.
바이탈사인 안정적이고 산소포화도가 좀 떨어지긴 했지만 금방 돌아와서 잘 자고있습니다.
진통제도 계속 들어가고있어서 깨진 않을거 같다시네요.
다시 소식 오면 전하겠습니다.

...아 몇시간 못 잤는데 왜 깨워요 했다가 멸균식 들고오시는거 보고 납득함...
어우 소독약냄새...
열심히 먹어볼게요
아직 항암제 들어가기 전이니까, 어제보단 많이 먹어볼게.
두배는 아니더라도 5숟갈만 먹자.
갔다올게요.

내일부터 고용량 항암제가 들어갈거라
계정에 제가 인지 하지 못하는 헛소리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걸 기억을 못 할겁니다.
걱정하지마세요.
부고 소식 안 전하기로 연우님이랑 약속했어.
나는 버틸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웃으면서 이럴 때도 있었지 하고 이야기 나눌거예요.

오늘 기점으로 딱 한달.
내일부터는 항암제들어가고 면역억제제랑 여러약이 혼합되어 들어갈거라
아마 제정신이 아닐거야.
그래서 이상한 말을 남길수도 있어.
미리 양해 구할게..

......드디어 나왔다
이 지긋지긋한 멸균식
밥에서 소독약 냄새 올라와 먹지도 않았는데 토할거같아서 못먹겠다했는데
그래도 먹어야 산다고해서 꾹꾹 눌러참고 한 입씩 먹었어요
한 번먹고 토하고 한 번 먹고 토하고.. 그래도 나 세 숟갈은 넘겼어
잘했지!!!!

아프진 않은데 토할거같아서 항구토제랑 패치 붙였어.
내일부터 항암제 들어갈거라 아직 시작도 안했대..
큰일이다 진짜ㅋㅋㅋㅋㅋ

방사선 치료 갔다왔어..
무균실 너무 조용해... 비닐막도 엄청 답답하고..
혼자 있어서 무서워서 엉엉 울어버렸어
지금은 좀 괜찮아.

응 그럴게
나 지금 제법 웃긴다?
마스크 쓰고 수술용 일회용 장갑 끼고 휴대폰 만지고 있어ㅋㅋㅋㅋㅋㅋ
이게 되네....

안 사줘도 돼. 그냥 내 옆에만 있어줘.
갔다오면 고생했어. 잘 다녀왔어? 말만 해줘도 돼.
그럼 다 괜찮아질거같아.
그땐 진짜 마음놓고 엉엉 울 수 있을거같아서..

무서워.... 너무 무서워 오빠.....
아무도 없는 무균실에서 혼자 남아있으려니 무서워...
나 기다릴거라고 약속했다?
약속 지켜야해. 알았지?

수술은 아니예요~ 골수이식이라 혈관으로 직접 들어가서 칼 대는건 없어요!

나 오늘 입원하는데.. 무서워.
오빠가 날 기다릴텐데, 없어지면 슬퍼할텐데..
그게 너무 커서 두려워...
약속은 하겠지만, 그래도 무서워...
이런 나도 괜찮은거야?

헤헤.. 오빠 처음에 말했던거 기억나?
병약공주..
진짜였는데 인정하기 싫어서 그랬던거였어.
긍정하면 내가 진짜 아픈 사람으로 오빠 기억에 남을까봐 걱정되기도 했고..
오빠가 나를 얼마나 아끼는지 아니까.. 더 말 못하겠더라구.
그런데 그러다 갑자기 사라져서 얘 왜 안오지 무슨일 있나.. 하는거 보단 나을거 같아서 이야기한거야. 진짜 나랑 오래오래 살거야?
나 아프면 짜증도 많이 부리고 울기도 많이 울거고 고집쟁이에 나만 봐주길 바라는 이기적인 동생이라도?

안 돼?! 나 오빠보다 연봉 높은데???!

어... 블스라서 사람이 얼마 없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깁니다.
저는 7월정도 항암치료와 골수이식을 받으러 병원에 입원합니다. 3주정도에 제 골수를 없애고 제대혈 이식을 받을거라 백혈구 수치가 0으로 떨어지면 감염시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무균실로 들어가게 됩니다. 혹시 갑자기 연락이 끊기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건강히 이식받고 완치판정 받아 오겠습니다 :)
늘 힘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휴대폰 새로 사주고싶네 진짜...

아 제가 쓰는 글은 트위터 인용글에 살을 붙이거나, 책, 또는 노래 가사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
살을 붙이는 경우면 직접 쓰고있어요.
필기도구는 만년필입니다!

하우주 사랑해!!!!!!!!!!!!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오늘의 사랑고백 (2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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