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란... 유년시절엔 조상님께 절은 안 하면서 세뱃돈 받는 절은 하는 예수쟁이라며 조롱당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큰집에서 제사음식 먹었다고 모부에게 혼나는 이중의 고역.
현재는 대통령님을 존경하지 않는 너같은 빨갱이는 딸이 아니다 화내는 아버지 모시고 고속도로에서 반나절 운전해야 하는 고역.
그래도 또 한 해 꾸역꾸역 참고 밥벌이를 하여 어린 조카들에게 줄 돈이 조금 있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
@cactus99.bsky.social
leimist. 은둔형사회인. 문구애호가. 가상의 연자돌.
명절이란... 유년시절엔 조상님께 절은 안 하면서 세뱃돈 받는 절은 하는 예수쟁이라며 조롱당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큰집에서 제사음식 먹었다고 모부에게 혼나는 이중의 고역.
현재는 대통령님을 존경하지 않는 너같은 빨갱이는 딸이 아니다 화내는 아버지 모시고 고속도로에서 반나절 운전해야 하는 고역.
그래도 또 한 해 꾸역꾸역 참고 밥벌이를 하여 어린 조카들에게 줄 돈이 조금 있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
정작 전쟁을 시작한 자들은 아무도 죽지 않았건만. 😢
22.09.2023 08:54 — 👍 59 🔁 90 💬 0 📌 0그래도 체감하기로는 내 직군을 나쁘게 그린 영화, 드라마보다는 좋은 쪽으로 다룬 쪽이 더 많다. 그렇게 체감한다는 건, 내가 매운 맛 영화, 드라마를 즐기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가 직장에서의 나 자신에 대해 죄책감이 많아서일 수도 있다.
23.09.2023 08:12 — 👍 0 🔁 0 💬 0 📌 0어떤 직군, 직종이든 다 그렇게 느끼겠지만, 영화나 드라마 속 자기 직종의 모습은 납작하게 느껴진다. 현실에서 저런 사람이 어디 있어? 그러나 그런 면이 오히려 영화, 드라마에 잘 몰입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영화 <밀양>을 볼 때였다. 경상도 억양의 기독교인들의 예배와 기도 장면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영화에 몰입하기 어려웠다. 드라마는 <블랙독>이 그랬다.
23.09.2023 08:10 — 👍 0 🔁 0 💬 0 📌 0(6) 인간 관계가 넓지 않고 변화도 적지만 다행스럽게도 주변에 내 이야기(말)를 들어줄 너그러운 사람들이 늘 있었고, 새로운 사람들을 곁에 들이는 일이 드문 성향이기에 나의 글쓰기 욕구는 나이와 반비례로 쇠퇴한 것 같다.
트위터, 페이스북에서도 언제나 남의 글을 읽기만 하는 은둔형 인간인 내가 영화 <비밀의 언덕> 한 편 때문에 몇 년 만에 이렇게 긴 글을 쓰다니, 이번 주 이사 온 새 동네 블루스카이와 잘 지내고 싶은 ‘관계 초기’의 ‘글쓰기 욕구’가 잠시 돋아 나왔나 보다.
(5) 그래도 글쓰는 일이 좋았던 순간들은 가까이 지내고 싶은 이들에게 마음을 전할 때였다. 연애 편지, 축하 카드, 위로와 감사의 쪽지들. 중고교 시절뿐 아니라 사회생활에서까지 말을 할 때는 <비밀의 언덕> 속 혜진처럼 솔직한 불행 서사와 자기 비하로 친구들과 동료들의 관심을 끈 적이 많이 있지만, 글을 쓸 때만큼은 생각들을 잘 빗어 표현하고 싶은 것을 정리하고 차분하게 단어들을 골라 상대방의 마음에 가닿는 순한 글을 쓰려 애쓴 것 같다. 그러니까, 호감 관계의 초기가 아니면 글쓰기의 욕구가 잘 일지 않는 셈이다.
23.09.2023 07:51 — 👍 1 🔁 0 💬 0 📌 0(4) 사실 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교지 편집부, 교회 출판부, 주보 편집부, 직장과 직군 관련 편집부를 거쳐 온 걸 생각하면, 글쓰기 쪽에 관심 또는 재능이 없진 않았나 보다 싶지만, 글쓰기를 즐기진 못하는 편이다. 언제나 불특정 다수가 읽는다는 사실이 너무 신경 쓰여 지우개질(현재는 백스페이스바)을 많이 했기에 글을 청탁받으면 대부분 고사했다. 그러면서도 역할과 책임으로 써야 할 글을 쳐내기 위해 종이 위에서 우물쭈물하며 겨우겨우 글자를 새겨 넣으며 살아온 것 같다.
23.09.2023 07:50 — 👍 1 🔁 0 💬 0 📌 0(3) 어머니가 몰래 돈을 내주었다. 평생을 그렇게 아버지는 화를 내고, 어머니는 뒤처리를 했던 것 같다. 중학교 때부터는 액자를 할지 말지 선택할 수 있었고, 고등학교 때는 백일장 수상자들 대신 복도의 액자를 책임지는 문예 동아리들이 있어서 그런 불편함은 없어졌지만, 입시가 중요해질수록 글짓기 상의 매력은 희미해져 갔다.
23.09.2023 07:50 — 👍 1 🔁 0 💬 0 📌 0(2) 이 글을 쓰며 깨달은 사실이 있다. 국민학교 담임들의 이름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내가, 몇 번 교무실로 나를 불러 칭찬해 주었던 문예 담당 교사의 이름은 기억하고 있다. 수상작을 액자로 만들어 복도에 전시해야 한다며 액자비 8천 원을 내라고 닦달했던 사람이 그가 아니라 담임이었기에 내가 그를 좋은 교사로 기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액자비 8천 원은 당시 짜장면 스무 그릇의 돈이었고, 아버지가 “거짓말도 두루 섞여 있는 같잖은 글을 가지고 상 준다는 빌미로 학교가 돈을 뜯어내려는 것”이라며 불같이 화를 냈고,
23.09.2023 07:49 — 👍 1 🔁 0 💬 0 📌 0기억 속 지우개 자국을 더듬으며...
(1) 영화 <비밀의 언덕>을 보았다. 팟캐스트, SNS 등에서 믿을 만한 이들이 권해 리스트에 올려 두었던 것을 드디어 봤다. 옛날 생각을 많이 했다. 생계에 찌들어 언제나 불행한 표정이었던 모부 대신 관심을 줄 사람이 절실했던 국민학교 시절. 1학년 때는 잠깐 한글을 술술 읽는 능력으로 주목받았지만, 이내 작고 초라한 자신이 부끄러워 쪼그라든 채 몇 년을 보냈다. 4학년쯤부터 글짓기 상을 받기 시작하면서 명은이처럼 상 받는 글을 쓰는 요령을 익혀 가며 고1 때까지 잘 나갔던 것 같다.
트위터에서 주워온 성희롱의 기준ㅋㅋㅋㅋ
20.09.2023 08:03 — 👍 46 🔁 98 💬 1 📌 5생각없이 연명하고 있는 은둔형사회인에게 이사할 기회와 기력을 주신 초등샘Z님께 감사...
19.09.2023 10:27 — 👍 0 🔁 0 💬 0 📌 0쓸데없는 물건들 못 버리고 쌓아두고, 딱히 맘에 들지도 않는 월세집에 14년이나 붙박여살면서, SNS에 중얼거릴 것도, 욕망도 없는데 굳이 블루스카이로 이사해야 하나 싶었는데... 등떠밀리듯 이사왔다. 오래 바라만 보았던 트친들의 말들을 다 잃을 자신이 없었나 보다. 이것도 무엇도 못 버리는 저장강박증의 일면일까.
19.09.2023 09:53 — 👍 1 🔁 0 💬 0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