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찍지는 않았지만 다음 페이지에는 이런 인용구가 있다.
"예전에 동화를 읽을 때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내가 그 한가운데에 있잖아! 내 이야기가 책으로 나올 만도 한데, 그래야 하는데! 이담에 크면 내가 한 권 써야겠어."
-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manura.bsky.social
너와 함께라면 내 인생도 빠르게 지나갈 거야
사진으로 찍지는 않았지만 다음 페이지에는 이런 인용구가 있다.
"예전에 동화를 읽을 때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내가 그 한가운데에 있잖아! 내 이야기가 책으로 나올 만도 한데, 그래야 하는데! 이담에 크면 내가 한 권 써야겠어."
-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집 없는 아이>. 엑토르 말로 지음. 1878년 발표. 프랑스 문학. 청소년을 위한 교훈 소설. "나는 주워 기른 아이다."로 시작되는 1인칭 시점. 친부모인 줄 알고 자란 양부모가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주인공 레미를 비탈리스라는 노인에게 팔아넘긴다. 원숭이 졸리쿨 장군과 세 마리 개 카피, 제르비노, 돌체와 함께 떠돌아다니며 공연하는 악사 비탈리스는 레미에게 하프 연주와 읽고 쓰는 법을 가르쳐 준다. 두 사람은 함께 프랑스 전역을 떠돌며 공연하지만 비탈리스가 경찰에 붙들려 갔다 나온 후 야영 중 지독한 추위로 동사하고 만다. 혼자 남은 레미는 여러 도시와 지방을 전전하며 온갖 역경을 겪다 구빈원 출신 친구를 만나 함께 레미 극단을 꾸려 어려움을 이겨 내고 결국 진짜 가족을 되찾아 행복하게 산다. 레미가 만난 진짜 부모가 누군지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여기 밝히지는 않는다. 참고 1. 이 작품에 이어 엑토르 말로는 1893년 <집 없는 소녀>를 발표한다. 참고 2. <집 없는 아이>의 원제 San Famille는 '가족 없이'라는 뜻이고 <집 없는 소녀>의 원제 En Famille는 '가족과 함께'라는 뜻이다. <올리버 트위스트>랑 비슷한 이야기?
<올리버>는 영국 1837년 작. <집 없는 아이>는 프랑스 1878년 작. 둘 다 영화로 봤음. <올리버>에 구빈원과 런던의 빈민가가 생생하게 나오듯이 <집 없는 아이>에도 구빈원과 프랑스 전역의 빈부 격차 실상이 잘 드러난다는 평가가 있는 걸 보면 사회 고발물로도 볼 수 있을 듯. 근데 '가족 없이'라는 원제가 어케 '집 없는 아이'가 됨? 가족과 집을 같이 보는 게 한국 문화의 특징인가? '가족 없는 아이'보다 '집 없는 아이'가 더 불쌍해 보이나? (눈물을 줄줄 흘리는 토끼 이모티콘) 근데 저런 이야기는 꼭 출생의 비밀하고 연관이 있더라? 결국 친부모를 찾고? 알고 보니 친부모 부자! 알고 보니 고귀한 혈통! 구리다. 한 번씩 상상해 보지 않았어? 내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고 친부모는 어디서 우아하고 고귀하게 사는 부자일 거라고. 어느 날 우연히 만나 도움을 준 노부인이 내 친할머니! 억울한 누명을 쓰고 경찰에 붙들려 갔는데 마침 나를 도와준 신사가 친아버지. 원래 모든 서사에는 집단의 욕망이 깃들기 마련이라.
사회 고발물이라면서 알고 보니 친부모가 부자였고 고귀한 혈통이었다는 결말은 좀 많이 모순 같아. 취약한 현실에서 기댈 건 오직 상상뿐이라는 방증일지도 모르지. 상상은 언제나 이루어질 줄 모르고. 어차피 상상, 최대한 달콤하게 가고 싶었을지도. 구려. (고개를 끄덕거리는 오리 이모티콘) 현실보다 구릴까? (갸우뚱하며 물음표를 연신 떠올리는 너구리 이모티콘) 어차피 똑같이 구리다면 현실보다는 상상이 좀 더 위안을 줄 거야. 비겁해. 현실도피. 비겁해도 할래. 상상. 구려도? 응. 구려도. 아 씨. 어차피 구린 거. 같이 하자. 도피든 상상이든. (좋아! 소리치는 소녀 이모티콘) (여자 셋이 강강술래 하는 이모티콘) [사진 속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다음 페이지에는 이런 인용구가 적혀 있다.] "예전에 동화를 읽을 때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내가 그 한가운데에 있잖아! 내 이야기가 책으로 나올 만도 한데, 그래야 하는데! 이담에 크면 내가 한 권 써야겠어." -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차피 똑같이 구리다면 현실보다는 상상이 좀 더 위안을 줄 거야.
비겁해. 현실도피.
비겁해도 할래. 상상.
구려도?
응. 구려도.
아 씨. 어차피 구린 거. 같이 하자. 도피든 상상이든.
(좋아! 소리치는 소녀 이모티콘)
(여자 셋이 강강술래 하는 이모티콘)
📖 <여름철 대삼각형>, 이주혜, 민음사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 텅 빈 모래운동장과 초겨울 오후의 햇살과 오직 나만이 있었다. 나는 내 삶의 한 관문이 지나갔다는 사실을 느끼면서 한참 동안 그곳에 서 있었다.
13.11.2025 05:51 — 👍 1 🔁 0 💬 0 📌 0수능 등급을 외우고 있지는 않다. 그날의 기분에 대해 생각나는 것도 별로 없다. 다만 시험을 마친 뒤의 감정은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나는 제2외국어를 선택하지 않았으므로 4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시험이 끝났다. 모든 게 끝나고 교실 밖으로 나왔을 때, 낯선 학교 창가에서 내다본 텅 빈 모래운동장의 풍경은 정말 이상했다. 아무도 없는데 전혀 황량하거나 쓸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후의 햇살은 따뜻했다. 가방을 챙겨 친구들과 떠들며 시끌벅적하게 사라지는 아이들의 소음이 나를 통과해 사라졌다.
수능은 참 신기한 이벤트다. 성인이 된 뒤에는 수능시험이라는 사건 자체도, 내가 수능시험의 결과로 어느 대학에 갔는지도 전혀 중요하지 않은데 어쨌든 수능시험은 매년 돌아온다. 모든 국민이 적게든 많게든 그것에 관심을 갖고 수험생들을 배려해주고.
13.11.2025 05:51 — 👍 0 🔁 0 💬 1 📌 0사람들은 어디서 왔을지 모를 말들을 소곤거리다 이내 각자의 업무로 돌아갔다. 으적, 으적. 키보드 소리는 마치 입안 가득 크래커를 물고 씹는 것처럼 들렸다. 침을 삼키자 꿀꺽, 하는 소리가 귓가에 크게 울렸다. 건물이 툽툽 뱉어내는 것처럼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오늘은 밤늦게까지 무리를 해야 하니 점심에는 다 같이 속 든든하게 뜨끈한 걸 먹자는 부장의 말에 근처 순대국밥집으로 향했다. 사람들은 핏줄처럼 퍼진 골목을 능숙하게 헤집었다. 저긴 그새 망했나 봐. 옆 가게에 먹혔네. 누군가 건물 사이를 손가락질했다. 아름 씨가 바짝 붙어 오더니 진짜 싫다고 속삭였다. 부장님은 깍두기 국물을 그냥 부어 먹어요. 저번에는 묻지도 않고 내 그릇에 붓... (다음 페이지로 이어짐)
(이전 페이지에서 이어짐) 더라니깐. 나 진짜 비위 상해. 집에서 애들이 그런 얘기 안 해줄까요? 나는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사람들이 타인의 먹는 모습을 그토록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그 사람 너무 쩝쩝거려. 어머, 내장 못 먹어요? 진짜 맛있는 건 안 먹네. 딱 한 번만 먹어봐요. 대리님 밥 먹을 때 입 모양 진짜 옹졸해져요. 거 여자애가 엄청 먹네. 소주랑 같이 먹음 진짜 맛있는데. 젓가락을 되게 희한하게 잡더라고요. 사람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입으로 가져갔고 멈추지 않고 씹었으며 쉬지 않고 말했다. 이를 환하게 드러내며, 부수고 으깨면서 서로의 식습관을 살폈다. 그러고는 먹는 방식을 보고 동류인지 아닌지를 판단했다. 추한 모습을 나누면서 유대감을 느끼는 걸까. 식사란 모두가 공범임을 확인하는 과정인지도 몰랐다. 어머, 윤진 씨는 왜 그렇게 못 먹어? 고기 안 먹는구나. 다이어트 해? 밥을 되게 느리게 먹는 편인가 봐요. 나물 잘 먹네.
사람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입으로 가져갔고 멈추지 않고 씹었으며 쉬지 않고 말했다. 먹는 방식을 보고 동류인지 아닌지를 판단했다. 추한 모습을 나누면서 유대감을 느끼는 걸까. 식사란 모두가 공범임을 확인하는 과정인지도 몰랐다.
📖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 조시현, 문학과지성사
높은 마음으로 살아야지
낮은 몸에 갇혀 있대도
평범함에 짓눌린 일상이
사실은 나의 일생이라면
밝은 눈으로 바라볼게
어둠이 더 짙어질수록
인정할 수 없는 모든 게
사실은 세상의 이치라면
🎧 높은 마음 - 9와 숫자들
어릴 때 단짝친구는 화면이 커다란(당시 기준으로) mp3 플레이어로 소설도 읽고 전자사전도 쓰고 그랬었는데
때로는 그게 부럽기도 했지만 나한테도 mp3는 있었기 때문에 너무 못 견디게 부럽지는 않았다
내 mp3는 오직 음악 재생만 되는 조그만 녀석이었지만 그걸로 어디로든 갈 수 있었어 🎧🎶
어릴 때 쓰던 mp3랑 비슷한 게 보여서 한번 사봤는데 추억여행 제대로 했다 ㅋㅋ
음질도 먹먹하고 인터페이스도 불편한데도
그래 이게 아날로그의 맛이지.. 싶어
영화로는 본 적이 있는 에쿠우스!
연극은 영화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
아무튼 좋은 구경 했네... (여러 의미로)
공모전 제출 완료 😭😭
너무 고생 많았어 나
그냥 우리 다같이 카톡 삭제하고 안 쓰면 안 될까? 진짜 카톡 들어가볼 때마다 메인 화면 때문에 너무 짜증나... ^^
16.10.2025 21:13 — 👍 0 🔁 0 💬 0 📌 0카카오톡 업뎃 이후로 켜볼 때마다 은은하게 짜증나서 apk미러에서 구버전 앱 다운받아서 설치했는데 안 되는 듯.. 진짜 짜증난다..
16.10.2025 21:12 — 👍 1 🔁 0 💬 1 📌 0어제는 생일이었지만 난 생일에도 과제 하고 할일 하는 대단한 사람이지 후훗
(사실은 그냥 벼락치기 중인 거지만)
중간과제 드디어 다 했다!
물론 아직 끝난 거 아니고 출석대체시험(지난번에 출석수업 놓쳐서 시험으로 대체하는 거), 출석수업 과제, 기말과제가 남음. 그리고 당연히 기말시험도... 🫠
강의 진도율은 여전히 20%도 안 되고 교재는 거의 펼쳐보지도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중간과제 끝내고 나니 산 하나 넘어왔다는 생각에 뿌듯해~~
지금은 글 쓰고 과제하러 나온 거라 스터디카페인데 평소에 일반 카페처럼 이용하기에도 오히려 좋을 것 같아 ㅋㅋ 소음에 민감해서 휴식할 때도 조용한 환경이 필요한 사람.. 언니도 오늘 좋은 하루!
10.10.2025 04:57 — 👍 1 🔁 0 💬 0 📌 0늘 앉던 자리는 벽 쪽이었는데 거기 누가 이미 앉아 있어서 처음으로 창가 쪽에 앉아봤다
개방감 있는 느낌이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비 오니까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A lover's concerto, Unchained melody, Reality 같은 올드팝 듣고 있다
촉촉해 🌧️
새벽에 듣는 김사월은 언제나 좋아
김뜻돌도
신인류도
레트로 게임에 취미를 좀 붙여보고 싶어서 요새는 남는 시간에 포켓몬을 한다
일단 골드부터 깨고 다른 시리즈도 해본 다음
포켓몬처럼 익숙한 것 말고 아예 모르는 게임들도 조금씩 해볼 예정!
게임기로 게임하는 기분을 내기 위해 게임패드도 샀다 👀
아까 스타벅스에서 야경 보면서 글 쓰니까 기분 되게 좋더라 😊
03.10.2025 14:22 — 👍 1 🔁 0 💬 0 📌 0어쨌든 이 정도 읽으니까 개인적인 취향도 확고해지고, 그 취향에 기반한 잼얘 감지 센서도 생겨서..! 요새 책 골라서 읽어보면 타율이 미쳤다. 실패가 거의 없고 열권 중 여덟권 정도는 재밌어 (내가 내 취향 이야기들을 항상 기가 막히게 찾아 먹는다는 생각을 하다가 작성해보는 글..)
03.10.2025 12:48 — 👍 0 🔁 0 💬 0 📌 0읽은 책 기록하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평생 몇권을 읽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도 없겠지만.
지난 4년간 320권 정도 읽었으니 한해 80권으로 잡고, 본격적으로 독서하기 시작한 건 2014년 쯤부터니까 880권쯤 읽었겠네. 아직도 천권을 못 읽었구나...
간만에 너무 재밌게 했다... 😇
02.10.2025 21:13 — 👍 0 🔁 0 💬 0 📌 0할일 많아 죽겠는데 심즈가 너무 재밌어......
02.10.2025 17:11 — 👍 0 🔁 0 💬 0 📌 0샀다~~ 예쁘죠? 후후후후
02.10.2025 12:16 — 👍 0 🔁 0 💬 0 📌 0나 다른 노화보다도 노안 오는 게 너무 두려워 ㅠㅠ 읽는 게 항상 큰 즐거움인 사람인데 책 읽는 것이 힘들어지면 많이 우울할 것 같아... 잘 안 보이는 작은 글씨를 억지로 보려 하다 보면 시력은 더 나빠지겠지 ㅋㅋ; 글자 크기 늘린 건 잘한 선택인 걸로!!
02.10.2025 12:16 — 👍 1 🔁 0 💬 1 📌 0항상 노트북을 들고 다니는 건 좀 부담이지만 태블릿+키보드 정도는 상시 소지 가능하니까. 블루투스 키보드가 생기면 밖에서 공부도 더 편하게 할 수 있고 아무 때나 꺼내서 글도 쓸 수 있다!!
01.10.2025 21:57 — 👍 1 🔁 0 💬 1 📌 0당근에 올라와 있는 5000원짜리 블루투스 키보드 가격도 좋고 가벼워 보여서 들고 다니기도 좋을 것 같은데 팔린 거 아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 끌올이 한달 전이어서... 이 동네는 매물 하나하나가 귀해 ㅋㅋ; 이거 못 사면 다른 매물은 하나뿐인데 그건 더 안 좋은 스펙에 만원이라 안 끌려 😇
01.10.2025 21:54 — 👍 0 🔁 0 💬 1 📌 0결국 휴대폰 글자 크기를 한 칸 키우고 말았다. 노화를 인정하는 것 같아서 절대로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
글씨 잘 보여서 속이 다 시원하다......
65987번째 우울의 구덩이에서 다시 기어올라왔다! 조울증이란 단지 완경이 없는 월경일 뿐! 가즈아~~
01.10.2025 20:11 — 👍 1 🔁 0 💬 0 📌 0어떤 작품은 오직 단 하나의 문장, 단 한 가지 장면 때문에 두고두고 읽을 가치가 있다.
성인이 되어 다시 읽는 <호밀밭의 파수꾼>은... 솔직히 굉장히 피곤한 독서 경험이었다. 하지만 계속 읽다 보면 이 장면이 나오리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읽었다.
어쨌든 홀든은 사랑스러운 녀석이다.